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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록

쓰기 어려운 서비스

아래 화면을 봤을 때 드는 생각은??

 

'쓰기 어려운 서비스' 말만 들어도 엄청 큰일 난 느낌이 든다. 서비스에게 이보다 큰일이 뭐가 있을까..(알고 보니 더 있음)

 

내가 생각한 쓰기 어려운 서비스 특징.

1. 사용자 경험이 만들어지기 힘들다.

2. 생소하거나 통상적이지 않은 용어가 사용됐거나 새로 만들어진다.

3. 화면에 많은 컴포넌트와 기능이 있다.

 

어떤게 있을까?

어려운 서비스 나열에서 알게 된 공통점은 대게 관리 도구라는 것이다. (데이터, 운영, CS, 상품, 홈페이지, 주문, 재고 등등..)

글 처음에 등장한 이미지는 인천, 경기권 내 1위 서비스 '오토마트'다. 생소하지만, 공공기관 급식 및 식료품 유통 업체에서 사용한다. (무려 66만원) 

아래는 쇼핑몰 통합 관리 서비스 사방넷이다. 역시나 업계 1위 서비스이다.(보아라 이 수많은 버튼들을) N개의 쇼핑몰 or 오픈마켓을 사용하는 상품 판매자들이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해 준다. (사용료는 최소 매월 20~ 35만원)

 

왜 만드는 걸까?

쓰기 어려운 서비스가 태어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.(돈이 되니까) 반복되는 작업(+대량) 횟수를 줄여서 업무시간을 단축한다.

예를 들어 상품명 앞에 '특가'라는 단어를 붙인다고 했을 때, "상품정보 화면 진입 > 상품명 앞에 '특가' 작성 > 저장"을 해야 된다. 이걸 만번, 이만번 한다면 엄청난 시간이 들어가는 단순 반복 노동이 된다.

때문에, 서비스는 변경해야 될 상품들을 정렬하게 하고, 전체 선택해서 일괄 변경 가능하게 한다. 이런 기능들이 차곡차곡 모이게 되면 이후에는 쓰기 어려운 서비스로 탈바꿈된다. 🤷‍♀️

 

왜 써야 될까?

우리는 이미 쓰기 어려운 서비스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하고 있다. 사용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거나 더 어려운 방법으로 해야 되기 때문이다. (일을 하기 위해 일이 생기는)

관리 도구들은 학습 난이도가 꽤 높아서 만드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전체를 다 알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고, 사용법을 배우기 위해 책을 사거나(있다면) 동영상 가이드를 보거나(있다면) 블로그나 카페에 힘을 빌리거나 교육을 받는다.(이것도 있다면)

 

쉬울 수 없을까?

결론부터 말하자면 쉬울 수 없다. 쉬울 수 없는 서비스를 쉽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. 물론 디자인을 깔끔하게 하고 화면에 공통성을 부여한다면 전보다 쉬워지고 덜 피로해질 수 있겠지만. 어려움은 해소될 수 없다. 관리하기 위한 기능들은 임의로 걷어내거나 단순화시킬 경우 사용자 혼란이 생기고 새로운 경험을 쌓기 위한 피로도만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.(리뉴얼이 다 좋은 건 아니라는 말씀)

 

극악의 UI/UX 관리 도구의 공통점 '엑셀'

쓰기 어려운 관리 도구들은 공통점이 있다. 엑셀로 거의 모든게 가능하다는 것이다.

수많은 버튼들 속에 숨겨진 엑셀 다운로드, 업로드 버튼만 찾으면 업무를 할 수 있다. 아무리 어려운 관리 도구라 할지라도 엑셀만 다룰 줄 알면 사용할 수 있다. 그래서 많은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아주 최소한만 학습하고 엑셀 사용방법을 배운다. 엑셀은 대량 데이터 작업에 특화돼있고. 엑셀로 반복하던 작업을 관리 도구가 일부 자동화해주기 때문에 서로 상호 보완된다.

서두에 언급한 두 서비스도 엑셀로 모든 작업이 가능하게 구현돼있다. 결론적으로 UI가 복잡하고 통일성 없어도 사용자의 UX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.

 

나에게 남은 숙제

어려운 서비스(=관리 도구)가 엑셀처럼 될 수는 없다. 엑셀을 안고 가거나 필요 없게 만들어야 된다.(대부분 안고 간다) 어려운 서비스를 쉽게 만들 때 어떤 방법으로 쉽게 만들고자 했는지 생각해본다. 내가 원했던건 엑셀이 필요 없는 서비스였을까?? 엑셀이 필요없는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쉬운 서비스일까?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