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쑥쑥이님 교육이 다른 사람들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" 최근 팀장님께 받은 메시지다.
메시지를 보는 순간 뒤통수를 쎄게 맞은 기분이 들었다. 회사에 입사한 후 누군가를 교육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, 나는 늘 "교육은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. 너무 힘듭니다. 저에게 많은 인내와 섬세함을 요구하는 일이에요. 제 일을 돌보기 바쁜 시간 속에서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 돌볼 자신이 없습니다."라고 말해왔다.
교육(가이딩)을 싫어하던 내가 이젠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바뀌게 됐는데, 이렇게 된 사연이 있다. 쑥쑥이님의 사연 전해드립니다.~
서비스가 커지면서 작업의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됐다. 이젠 간단한 작업이 거의 없다. 복잡도가 높은 일감에 대해서는 파트장 or 팀장님이 가이딩을 해주시는데 전체를 다 해주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. (대에충 듣고도 똭 찰떡같이 알아서 샥샥 아시죠?) 그래서.. "긴급도가 높고 + 복잡하고 + 특정 업무(제 경우에는 주문)"인 업무가 이상하리만큼 특정인에게만 가게 된다(어멋, 그게 바로 나?!)
사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다. 이일은 나만 할 수 있어, 다른 사람은 나만큼 해내지 못해라는 생각으로 자아도취에 제대로 빠져버렸다. 업무에 적응하는 시간(1년) 이 지나고, 그다음 해 나는 정확하게 이전보다 두배의 일을 쳐냈다. 올해는 지금 추측하기로는 3~4배 정도로 하고 있는 거 같은데.. '일을 잘하면 → 일을 많이 한다' 일이 줄어드는 일은 없다😊
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동료(?)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내가 없어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고(이렇게 말하니까 마치 회사 떠나는거 같은데) 내가 아는 지식이 공공 지식이 될 때 나와 모두를 위해서 좋다는 확신이 들었다.
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필요하다.
교육(가이딩)은 나이가 많다고, 상급자라고, 입사일이 오래됐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다. 교육받은 사람의 거부감이 덜해지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, 기본적으로 교육하는 사람이 그럴만한 사람인지는 교육받는 사람이 판단한다.
그래서 가장 중요한건 신뢰다. 신뢰는 말로(절 전적으로 믿으십시오)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. 시간이 필요하다.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교육은 정말 위험하다. 신뢰가 없다면, 교육은 하지 않는 게 맞다.
나는 신뢰는 만들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
나는 이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.(이때 흘린 땀과 눈물이 한강을 가득 채우고..) 신뢰를 만드는 방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교육해야 되는 상황에 내던져졌기 때문에 내 문제가 신뢰 부재라는 것도 몰랐다.
처음에는 팀장님 입을 많이 빌렸다. 팀장님이 대신 말해주세요 스킬이다. 계속 쓸 수는 없었다. 팀장님도 일을 해야되기때문에...(팀장님 그만 괴롭혀..)
다음으로 쓴 방법은 내 지식 나누기다. 내가 작성한 문서를 공유하고, 보는 사람이 볼지 말지 선택하게 했다. "제가 이번에 이런 걸 정리했는데요. 혹시 필요하신 분 계시면 참고해주세요~"라는 가벼운 느낌으로 계속 공유를 하는 거다.
모든 과정 속에서 기본적으로 "내 업무를 잘하기" 탑재가 돼야 한다. 스스로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면서 교육하는 건 엄청난 자신감인데... 그런 사람이 있다면 교육받는 사람이 한 귀로 흘리고 있을 확률이 높다.
마지막 방법은 용기와 위로의 말이다. 잘 모르는 업무일수록 두려움이 높기 때문에, 교육을 받게 된 것이고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. 이때, 잘하고 있다! 훌륭하다! 천천히 보시면 된다! 모르는 건 언제든 편하게 문의해라! 등등 용기를 줘야 한다.
혼자 일하는 사람은 없다. 만약, 혼자 일하고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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